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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두삼
    Character 2022. 6. 10. 02:10

     

     

     

    송두삼

    宋阧森

     

    21

    (2000. 11. 30)

    178 / 75

     

    새봄대학교 자연대학

    건축학과 20학번 2학년

     

     

     


     

     

     

    Run boy, run!

    달려, 꼬마야, 달려!

    This world is not made for you.

    세상은 널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어.

     

    ㅤㅤ너 참 문제다, 군대 가서는 어쩔래? 성질 좀 죽이라는 말에는 되레 성을 냈다. 싫은데요, 어쩌라고요, 남이사 영창을 가든 관심병사가 되든 선임한테 찍혀서 2년을 내리 갈굼당하든 무슨 상관이야. 빽빽하게 치솟은 이름의 한자음대로 두삼은 성질머리가 그렇게 타고났다. 사회성이 있을 자리에 깡과 악다구만 들어섰으니, 아무래도 집단생활을 하기에는 영 글러 먹었다. 다부진 몸에 예쁘장한 얼굴로도 늘상 혼자인 이유가 있었다. 타지살이가 외로울 법도 한데 두삼은 혈혈단신을 고집했다. 거기엔 여러 이유가 있었다.

     

    ㅤㅤ송두삼은 새봄대 입학과 동시에 건축학과 내에서 (여러 의미로) 전설의 반열에 올랐는데, 그 스타트를 끊은 첫 주자는 신입생 환영 대면식이었다. 온통 시끄럽고 정신 사나운 술자리는 왜 하필 필참인지 감도 안 왔다. 암만 구석에서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한들, 그만치 생긴 인물을 사방에서 가만 놔둘 리가 만무했다. 술 못 마신다는 말을 연거푸 자동 응답기처럼 반복해가며 두삼은 기억도 안 나는 선배들에게 번호를 주고, 또 받아야 했다. 그러다 결국 일이 터졌다. 민동규는 군대를 다녀와 갓 복학한 2학년 선배로, 살 오른 몸집이 튼실했다. 동규는 이미 불콰하게 취한 낯이었고, 테이블에 앉자마자 두삼의 머리를 쳤다. "짜식, 잘 생겼네. 근데 넌 왜 안 마시냐?" 두삼이 그 순간 욕을 참은 이유는 주변에 지켜보는 눈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래도 대학 가서는 친구 사귀어야 하지 않겠니, 저를 앉혀두고 간곡하게 당부하시던 어머니의 말씀 때문이었다. "술을 못 마셔서요." 얌전하게 답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눈빛은 그렇지가 못했나보다. 나중에 들은 말로는 민동규가 신입생 유혜선에게 관심이 있었고(양심이 있나?), 그 테이블에 혜선이 앉아있던 것이 불씨였다고 했다. 두삼은 일말의 관심도 없는, 이른바 서열 정리라는 것이다. "이 새끼는 근데, 씨, 눈깔이." 뻑. "야, 잔 받으라고." 뻑. "이 새끼는 귀가 없나?" 뻑. 세 차례 머리를 얻어맞고 나서, 두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Run boy, run!

    달려, 꼬마야, 달려!

    Running is Victory.

    도망치는 게 이기는 거야.

     

    ㅤㅤ어머니는 전화를 받자마자 한달음에 파출소로 달려왔다. 도저히 학과 차원에서 마무리될 싸움이 아니었다. 쌍방 폭행이었지만 어쨌거나 동규는 전치 4주 판정을 받았고, 어머니는 이놈 새끼 대학 보내놨더니 깽값이나 물어주게 생겼다며 두삼의 등짝을 두들겼다. 그 날로 과 내에서 송두삼의 별명은 분조안(=분노조절안해/약칭 송분조)이 되었다. 그쯤 두삼은 넌더리가 났다. 민동규를 친 사건은 그나마 약과였다. 일단 말이 목에 차오르면 그 대상이 까마득한 고학번 선배거나 설령 교수라도 참는 일이 없었는데, 박살을 내고 때려 부술지언정 굽히지는 못하는 심보까지 타고난 것이다. "싫어요. 안 합니다. 안 한다고 씨발." 아무래도 두삼은 동기들 입방아처럼 시대 혹은 장르를 잘못 타고났다. 부싯돌 같은 성정이 자꾸 사방군데 긁히는 것이 피곤했다. 모두와 부닥쳐서 불티를 튀기느니 모래사막 잡초처럼 홀로 구르는 것이 차라리 나았다.

     

    ㅤㅤ"야, 송분조! 오늘 종강총회 한다는데 안 갈거야?"

    ㅤㅤ"나 술-"

    ㅤㅤ"-안 마시지. 맞다, 그럼… 내일 8시에 물리 스터디 있는데, 올 수 있어?"

    ㅤㅤ"송용삼 산책시켜야돼. 1시간 30분 동안 뛸 자신 없으면 따라오겠다고 하지 마."

    ㅤㅤ"……술자리 10시쯤 끝날텐데, 그 땐 시간 돼?"

    ㅤㅤ"밤엔 자야지. 나 간다."

     

    ㅤㅤ섞이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주홍빌라 203호 현관 신발장의 신발코는 모조리 같은 각도로 놓여 있어야 했고 스케쥴러는 빽빽 들어차 빈틈이 없었다. 동기 중 그나마 가깝게 지내던 혜선의 호감 표시를 가멸차게 끊어낸 이유도 그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삶의 핸들과 계기판을 나노미터 단위로 제어해야 직성이 풀렸다. 오전 6시에는 꼭 칼처럼 기상했고 저녁 8시에는 한 시간 반 가량 운동 겸 반려견 용삼의 산책 시간을 가져야 했으며 자정 전에는 무조건 잠에 들어야 했다. 두삼은 본인의 관리벽을 인정했다. 그러니까 통제 바깥의 타인은 불필요했다. 타인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것 또한 원치 않았다. 농구를 포기하고 육상부에 든 것도 그 때문이었다. 트랙은 팀도 짝지도 필요 없고 혼자 뛰면 되니까. 나는 내 길을 간다. 개 썅 마이웨이. 송두삼은 그렇게 트랙의 가장 바깥줄을 혼자서 달렸다.

     

     

    Run boy, run!

    달려, 꼬마야, 달려!

    Break out from society.

    세상으로부터 도망쳐.

     

     


     

     

     

     

    ISTJ

     

     

    생활체육연합 육상동아리 소속

    20학번 건축학과 전설의 송분조

    입 험한 아싸(스스로는 자발적 거리두기라 주장)

     

    학교 앞 도보 5분 거리 주홍빌라 203호

    본가는 경기도 성남

     

    인상과 반대로 거친 음색의 중저음 목소리

    짝눈

    미숙한 감정 컨트롤과 폭발

     

    캡사이신 덕후

    소주 한 잔/맥주 반 캔이면 만취

    비흡연자

    이지만 가끔 스트레스 받을 때는 말보루 아이스 블라스트 1mm

     

    반려견 용삼

    (빠삐용/미운 1살/에너자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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